설악으로 등반 가기 몇주 전.....
아무리 여름이라 하여도 더위가 가히 살인적이라 깊은 고민을 하다 함께 하기로 한 선배님들 의견을 들어본다.
모두들 나름의 고민은 있었겠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광복절만 지나면 약간은 더위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조금은 하셨던 듯......아니였어도 뭐....ㅎ...이왕 어렵게 가기로 하였으니 그냥 설악을 가자고들 하신다.
설악으로 가는 날~ 유대장님의 아침 퇴근으로 인하여 모두들 8시에 출발을 하여 차 한대는 일산에서~
나의 차량은 여의도에서 야근하고 아침퇴근 하시는 유대장님을 모시고 그렇게 출발하였다.
늦은 출발이라 양양고속도로는 당연히 차량정체가 있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예상한것 보다 훨씬 더 심한 정체다.
반쯤은 마음을 비우고... 또 반쯤은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는 답답함에 깊은 한숨을 몰아쉬며
그렇게 그렇게 운전대를 잡고 스스로를 다스린다.
어쨌든!!!! 장수3교앞에 도착은 하였다... 서울보다는 온도가 조금은.....
아니 단1도라도 좀 낮아지지 않았을까 하였지만 그건 나의 큰 오산이였다.
도착시각이 오후로 접어드는 12시 20분....등반하다 너무 더워 죽을지도 모를일....ㅠ
그리하여 네분은 미륵2009로~ 나는 성호선배님과 청원길로 가기로 하고 각자의 루트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14클라이머이신 선배님이 뒷자를 자꾸만 잡아 주신다니 어쩔 수 없이 가기는 간다만 내가 줄을 걸겠다고 나선것도
아닌데 울 선배님은 왜 그리 청원길을 고집 하시는지 마음을 알수가 없다....왜 일까??? ㅎ
처음 가보는 루트.....나름의 공부를 한다고 하였지만 리드 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 루트들이 머릿속에
기억으로 자리를 잡았을리가 없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일년여만의 멀티 리드등반 시작~
난이도가 그리 높지않은 루트라고 하니 아름답고 우아하게 등반하기를~~~~~ㅋ
청원길은 신선대벽이 있는 계곡까지 올라가지않고 몽유도원도 시작점 근처에서 건계곡을 넘어가
5분여만 오르면 쉽게 첫피치 들머리를 찾을수가 있다.
1p 어렵다기보다 당황스러움.... 2번째볼트가 크럭스인듯
2p 별거없고~
3p 페이스슬랩 ...하단 슬랩 한동작? 두동작?
한여름에 햇빛을 받아 뜨거운 바위 위에 올라섰으니 아름다운 등반을 했을리가.....ㅎ
2p 상단....보다시피 별거없슴...
날이 너무더워 청원길에는 선배님과 둘뿐이라 앞으로 앞으로 슝슝 등반만 하면 될 줄 알았던 4p 시작점..
흠.................나의 바로 앞팀엔 후등으로 오르실 분들이 3명이나 더 남아있다.
이 더운 여름에 멀티등반 하시는 분들이 이리도 많을 줄이야........
3p 등반하며 멀리 바라보니 루트에 슬링들이 빨래마냥 흔들거려 미륵2009 루트가 너무 어려워 슬링을
달아주신 줄 알았다는.........................도착해보니 내가 갈곳이네...ㅠ.ㅠ
그러면 그렇치!! 울 선배님들이 이렇게 배려깊게 후배들을 아낄리가 없지....
오늘 청원길 등반하는 팀중 4번째 팀이라고 들 하신다.
어쩔수 없이 기다리며 사진도 찍고 과일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개인적으로 뜀바위를 좀 무서워하는데 돌잔치만큼은 아니지만 그닥 반갑지 않은 뜀바위가 여기에도 있다.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위쪽보다는 조금 내려가 손끝에다 뭐라도 걸고 첫볼트 쪽으로 넘어가 클립하였다.
눈으로 보는 멋진 풍경이 사진속에는 제대로 다 담기지가 않는다....아쉽..
앞팀의 마지막 등반자가 출발하였으니 우리도 등반준비를 한다.
4p 완료..캠은 4호,1호 2개정도 사용함..
오르는 동안 더위를 먹은 듯.....머리도 아프고 구토증도 나고 심장이 터질듯....숨쉬기도 버겁다.
한줄한줄 자일을 사릴때마다 어질어질 .....느낌상 나의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피부로 느낀다. 일났다....
성호선배님이 빠르게 오르시기를 바랄뿐......
후등 빌레이보며 다음 루트를 찾아보니 다행이도 바로 시작은 아닌듯....
드디어...... 선배님 4p도착 하자마자 얼른 오르시라 하고 자일을 질질끌고 그늘로 찾아든다.
눈에 뵈는게 없다. 금방이라도 바닥에 쓰러질듯한 느낌적인 느낌.. 그렇게 그렇게 한참을 그늘에 앉아
정신차리려 애써본다.
위 사진이 5p
크게 어려운건 없으나 몸의 이상 증상으로 오로지 루트에 집중 할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 오름짓을 했어야 할 6p 전경
선배님과 그늘에 앉아 숨고르기를 하고 열도 좀 식히고 과일까지 꺼내먹고 놀며놀며 올랐는데도 앞팀의
리드자 조차도 오름짓 중이다.
우리가 너무 빨리 왔다고 뭐라뭐라.....앉을 자리 없으니 오지말라고....헐...
앞팀이 등반을 디게디게 못한다고 뭐라뭐라....하신다..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장승처럼 그냥
그자리에 서서 가만히 있었다..ㅋ
위 사진이 5p에서 올라 6p 등반 하기전 약간의 뜀바위를 한번 더 지나야 하는 구간이다.
어렵지는 않아........약간 쫄릴뿐이야......
뜀바위 넘어오기전 볼트 2개 박혀있는 구간에서 성호선배님 사진 한방 박아드리고 진행 할것인지 하강 할것인지
결론을 내린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7p까지 올라 미륵2009로 오르시는 울 선배님들을 만나 같이 하강하는
것이였다...그러나 모든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같이 온 일행들은 노총각길을 등반 중이였고
우리는 60자일 한동뿐이다....
앞팀은 이제 선등자가 6p중간쯤 등반중이고 결론은 선배님과 나
둘이서 하강을 하던 등반을 하던 알아서 할수밖에 없다. 성호선배님은 니들이 어찌 그럴수 있냐고 고래고래!!!
ㅋㅋㅋㅋㅋ 왜 이런일이 생긴건지 이해는 하였다.
같은 팀이니 다른말은 하지 않으련다......결국은 도리가 없어 5p에서 중간탈출을 하였다.
해가 길어지긴 하였지만 이미 오후 5시가 넘어가고 있었으니 어쩌면 타의로 하강하기를 잘한것 인지도 모를 일...
5p확보점에서 중간 탈출을 하니 미륵2009 등반 시작점이다... 다음엔 요기도 함 가봐야겠다.^^
노총각길을 오르셨던 우리 선배님들도 모두 하강중...
계곡 아래까지 마져 하강하여 바라보니 우리 바로 앞팀이였던 분들이 아직도 청원길 6p를 등반중이시다..ㅠ
재천선배님도,유대장님도,나도 더위를 먹어 큰일 날뻔 하였지만 다행이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너무 늦은 시각에 시작한 등반이지만 5p까지만이라도 등반 해보았고 사고없이
무탈하게 돌아왔으니 그걸로 되었다.
********************************************************************************************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설악은 괜찮다는 말에 떠나온 등반 여행이지만 이번 설악등반은 정말로
옳치않은 선택이였다. 아닌줄은 알면서도 멀티등반이라 함께 하신 선배님들도 계시기에
일방적으로 취소 할 수는 없었지만 다음에 또 이런 선택을 해야 한다면 난 과감하게 취소를 하리라....
'나의 등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마치계곡 암장 (0) | 2024.08.19 |
---|---|
설악산(소토왕골-작은 꿈) (0) | 2024.08.19 |
무의도 하나개해벽 (0) | 2024.07.15 |
영덕 블루로드(빗님이 미워라~ㅠ) (0) | 2024.07.09 |
포항 죽장 학담암 (0) | 2024.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