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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등반이야기

설악산-울산바위(까칠한 비너스)

등반 시작이래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울산바위 비너스....어느님들은 등반 시작 1년미만안에 비너스 한번쯤은 가본다는데 나에겐 어쩐 일인지 전혀 그런기회가 오지 않았다. 

너무나 궁금하였던 그길을 상수씨와 그의 자일파트너와 함께 5명이서 팀을 맞춰 일정을 짜 맞추었다.

평일인 금욜을 하루 끼워 넣어 맞추어본다......나는 주말만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무리하여 하루를 사용해본다.

그민큼 그곳이 많이 궁금하였나보다~^^

 

새벽 4시30분 태릉입구에서 만나 설악동에 도착하였다.

흠.........입장료가 4,500원으로 인상되었다.......평일주차는 4,000원이란다.

 

팀원들에게 말은 안했지만......

예전엔(워킹할때임...)입장료가 과하다는 리딩자의 말에 따라 그가 이끄는 대로 우리들은 개구멍을 자주 이용 하였었다...

물론 지금의 우리들도 개구멍을 이용하자는 건 아니지만......그냥..........ㅎ

 

 

흔들바위앞에 도착하니 울산바위가 웅장하게 솟아 우리들을 내려다본다. 역시 멋져!!!

사진을 찍으려 쓰레기통에 박아야 할거 같은 나의 카메라를 꺼내어 찍는데 뭔가 이상하다. 뭐라고 글씨가 자꾸 뜨는게 이상하여 안경을 쓰고 보니 헐..........메모리 카드가 없단다.....이런 제기랄......

할 수 없이 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개인적으로 폰 사진은 뭔가 맘에 들지 않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무리 평일이래도 인클,인클주니어,비너스중 어느 한루트에라도 사람들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문리대에 만 딱 한팀뿐이다. 전날과 새벽에 비가 내려 다들 오지 않은 듯.....덕분에 우리는 한층 더 여유롭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하늘은 높고 맑고 푸르고 예쁘기만 하다........그러나........

 

 

바위 사이 사이엔 빗물이 줄줄 흘러 내린다.

 

 

퍼렇게 피어난 이끼를 바라보며 비너스 1p를 상수씨가 리딩을 시작한다.

확보지점 바로 전에서 약간의 시간을 사용한다.

1p는 쉽다고 들었는데 해성도 자룡도 힘들어 해서 왜일까 궁금하였더니......ㅋㅋㅋ

 

 

요기부터 시작이더라~ ㅎ

 

 

빗물만 흐르지 않는다면 어깨와 허벅지라도 집어넣어 재밍이라도 할터인데 흐르는 빗물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크렉 안쪽을 들여다 봤다가 바깥쪽으로 잡아봤다가 아무리 둘러봐도 대책이 없다.

할 수 없다........걍 어떻게 든 오름짓을 하는 수밖에.....새삼 선등자가 대단하게 보여진다.....

 

 

말구이신 선배님도 역시나 같은 자리에서 고전을.....

 

 

다시 내려다봐도 진짜 5.9가 맞을까 싶다......ㅎ

 

2p는 그냥 그냥....

 

쉬는 자리도 너무 편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없는 그녀를 기다리며 자룡과 난 목빠지게 올려다 보고 또 올려다 본다.

기다리다 지루해져 사진찍기도 하고~

드디어 3구 등반 시작......

그런데 저기만 넘어가면 감감 무소식이다. 선배님과 둘이서 한참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룡을 불러본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역시나 

이곳을 넘어가니 예상치 못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더라....이제부터 넌 죽었다고 하는 듯이.....

 

3p확보점 올라서는 동작이 뭔가가 너무 안좋아~~~~~~~~~

 

 

그 와중에도 사진 찍으라니 V질~~~~ㅋ

 

4P중간 확보(힘들면 쉬어가라고...ㅋ) 지점에서 해성 우릴 내려다보며 거기가 천국이라고.......

인공구간임 (일명 볼트따기) 

 

최선을 다하는 선등자 상수씨

걍 보기만 해도 힘들어.........

 

 

폰으로 이리 저리 아무리 찍어봐도 원하는 구도의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딱 잡고 싶은게 있는데 그게 안잡혀.....

 

 

4p 중간 확보점까지 볼트따기이긴 하나 나머지구간을 위해 힘을 아끼려면 발걸이를 사용하여 힘을 아껴두는것도 한 방법일듯~ 선택은 개인의 몫~ 

소도 때려잡는 쑥이는 걍 넘치는 힘을 볼트 따먹으로 고고~~~~

 

 

4p 중간 확보지점부터 5p시작 확보점까지가 최대의 크럭스인듯......

저기 매달려 있는 저 슬링을 잡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느라 눈알이 튀어나오고 어깨가 부서져라 위만 보고 전진 또 전진..

예전 어느 여인네가 이곳을 오르며 내내 십팔색 크레파스와 시베리안 허스키를 오름짓하는 내내 찾은 이유를 알겠더이다...

 

 

레이백으로 넘어가야 하는 마지막 크럭스

온힘을 빡!!!!! 써야하는...............야무지게 자일을 감아쥔 이 손좀 보소...........고맙수~~~~당겨줘서~~~ ㅎㅎㅎ

 

 

5p도 뭐 그냥 그냥~

 

선등자가 조심해야하는 6p

마지막 남은 힘까지 쥐어짜야 비너스 엉덩이를 통과할 수 있어요~~~~~

 

 

힘들어 하시는 말구 선배님 먼저 정상 곰바위로 보내드리고 자일정리하여 정상으로~~~~~

야호~~~ 드디어 오름짓 끝났다~~~~~ㅋ

정상에 오른 시각 나를 기준으로 3:30분

 

 

멋진설악~~

 

함께 한 팀원들~~~장하다~~^^

오래 전 후등한번 와보고 침착하게 멋지게 리딩한 상수씨도~

비너스가 처음인 해성,자룡,쑥이도~ 왔었는지 기억도 없다는 67세 노장이신 대선배님도~~~

모두 무탈하게 사고없이 잘했어요~~~~

풍경을 바라보며 혼자 쑥떡 먹는 중이랍니다~~~~ㅎ

 

하강은 곰바위쪽으로 한다.

이곳 하강은 처음인듯...

비너스 전면 하강이나 곰바위쪽 하강이나 울산바위 하강은 늘 신경쓰이고 조심스럽다.

 

 

등반전 날 내리는 비에 조금은 심난스럽고 괜찮을까 염려도 되고 괜히 무리하게 진행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였는데 

막상 올라보니 생각보다 오를만 하였고.......

늘상 울산바위에 오게 되면 인클이나 인클주니어를 가게 되어 비너스라는 루트는 바라보기만 하였었는데

비너스 루트에 대한 새로운 느낌도 알게 되었고....몇루트 가보지는 못했지만 인클의 느낌과 인클주니어의 느낌과

비너스라는 루트의 느낌은 제각각 색깔이 많이 다른듯하다. 리딩자라면 당연 더 그러할테고........결론은 다 빡쎄다......ㅎ

 

크렉 사이사이 빗물이 흐르고 슾하여 미끄럽기도 하였지만 선등자도 다치지않았고 후등자들도 모두 무탈하니

그걸로 족한듯......

 

멀티 리딩을 하기 시작하며 인수,선인,장군봉,울산바위 등등 리딩해 보고 싶은 몇 루트가 있었다.

생각하였던 루트들은 대부분 한번씩 경험을 하였고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던 루트가 비너스였었는데 오르는 내내 생각이란 걸 하였었다.

내가 지금 리딩을 하고 있다면 여긴..??? 이곳은 과연 어떻게 돌파를 할 수 있을까???

팀원들은?????

결론은???????????????????      쑥~~~~까불지말자~~~~~~ㅋㅋㅋ

비너스 넘 까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