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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등반이야기

설악산(장군봉-기정길1p)==설레임과 배려와 욕심사이.....

1박2일간의 설악 일정 중 둘쨋날이다.
온 몸이 몽둥이로 맞은 듯 쑤시고 결리고......숙취로 인한 두통까지......아침부터 가지가지한다.
어제의 동지들인 송대장님과 성호선배님 쑥~ 울 셋은 장군봉 기정길을 가기로 하였다.
전날 저녁 내내 정상은 가지 않고 3p까지만 가자고 굳게 굳게 서로 다짐 하였던 바... 바쁠것도 없고 앞팀 있으면 구공을

가고 그 마져도 여의치 않음 장군봉 전면으로 다시 내려와 10월1일생으로 가자 하였으니 루트 선점에 대한 부담도 욕심도 없다.......아~~~~~우리는 정말 너무 소박해~~~~ ㅋ

 

그래도 금강굴 아래까지의 어프러치는 부담스럽긴 하지......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서 인지 전날과 다르게
아주 많이 습하다... 온 힘을 짜내어 마등령으로 올라선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낙엽이 군데 군데 물들어 가고 있다.
2주 정도후엔 단풍이 절정이지 않을까 싶다.

 

드디어 금강굴 아래 기정길루트앞에 도착하였다.  잠시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는 사이 두분은 또 다른 합을 맞추시고 나에게 알려주신다. 기정길2p, 구공1p 이렇게 하기로 하였다고.., 넵!!  뭐든 좋아요~~^^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고 통증있는 손목과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며 루트를 올려다보니 1p 중간지점에 물이 흐른다. 괜찮을까 염려하며 하던일을 마져하고 있으니 송대장님 성호선배님께 리딩을 하라고 하시자마자 .......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파하..줄줄이 줄줄이 ...결국은 싫다가 요점.....ㅋㅋㅋㅋㅋ

헙!!!  나를 바라보시며 니가할래? 니가 쫌 해라~ 백만년만에 멀티나와 오랫만에 신은 티시프로 암벽화에
엄지 발가락이 너무아파 고통스러우시다고.....그 순간 머릿속으로  빠르게 생각이라는 걸 해 본다.........

이건 예정에 없던건데......아무 준비없이 들이대는 건 쫌 아닌데......걍 들이댈까? 등등등.....



결국은 이리 되었다~ 쟁쟁하신 13클라이머 두분을 내뒤에 세우다니...허..거...참!!

 

 

맘 먹었다..... 가 보자~~~쑥!!

 

기정길 또한 구공길처럼 볼트거리도 멀고 동작이 크다.
대부분의 홀드가 손가락끝에 걸린다. 간간이 좋은 홀드가 걸리면 발홀드가 좋치않다.

해도 없고 습하여 전체적으로 미끄럽다.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염려하였던 물길에 들어섰다. 아래에서 볼때보다 볼트거리가 더 멀다. 과감하게 오른발에 힘을 주고 왼발로 서야 클립을 할 수 있는데 왼손 홀드위로 뚝뚝 떨어지는 물과 오른손가락 끝에 걸린 홀드위로 계속 스며드는 물기....오름동작을 하였을 때

꽉 차는 느낌에  자신있게 설 수가 없다...

두번에 걸쳐 시도하다 이러다가는 오도가도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추락 거리부터 계산해 본다.   

무리하게 자일만 뽑지 않는다면 3m.......죽지는 않겠군......왼발 힘!!!    아싸!!!!   이럴땐......무식해야 돼!! ㅋㅋㅋ

 

 

크럭스 통과 잘 했는데 물길을 지나 크렉에서 오른손 홀드 잡은 손이 미끄러지며 터지는 바람에 4~5m  오지게 날랐다. ㅠ.ㅠ

무릎도 깨진거 보면 왼발도 같이 터진 듯........ㅠ.ㅠ 

추락하고 나니 오히려 홀드도 잘 보이고 더 집중하게 된다. 무셔서 내려달라 할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갔었는데...ㅎㅎ

 

 

물이 줄줄 흐르는 저 크렉사이에 캠 설치를 하였는데 몇호를 하였는지 기억에 없다....허 참....

 

 

마지막 1p 확보점 오르기 전 동작도 좀 애매하고 까리함 

직상 동작으로 풀어보다 이건 아니다 싶어 우측으로 살짝틀어 완료하였다.

1p 완료~~~~

확보를 하고 후등 자일을 사리며 2p 등반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송대장님 올라 오시게 자일을 끌어 올리며 내려다보니 발가락 통증이 정말 심하신가 보다. 발 홀드 찍고 서는 걸 너무 힘들어 하신다.  어떻게 할까?? 

내 욕심만 부려 한 피치만 더 가시자고 할까?  저리 힘들어 하시는데 그냥 하강 하자고 할까? 

등반선을 보다가 대장님 한번 보다가......ㅎㅎ

결국은 비가 내리고 있다는 핑계를 대어 하강을 결정한다. 내가 간다고 하면 고통을 또 참으시며 줄잡아 주실꺼라는

걸 알지만 다른이의 고통으로 나의 욕심을 채우는 건 아닌듯 하다.

 

옳은 결정을 한거라 믿으며.........바위는 언제나 그 자리에~^^

 

 

 

 

하강하여 두분의 사진을 찍으며 등반선을 바라보니 살벌하네....비도 내리는데 말이야........나 미쳤나봐~ ㅋ

팔 다리에 피도 질질 흘리고........ㅎ

 

 

뜻하지(???) 않게 두 선배님의 배려로 기정길을  들이 대 보았다. 

오르자 맘 먹으니 두근두근 사춘기 소녀 마냥 가슴이 설레여 좋았다. 욕심을 부려 더 오를수도 있었겠으나

멈추고 참아야 하는 상황을 주었을 땐 그 이유가 있었으리라.....믿어본다...한피치 만으로 도 좋았으니

그걸로 되었다. 다시 찾아오면 되니까~

기꺼이 줄잡아주신 송대장님과 강력하게 리드를 거절해(ㅋ) 주신 성호선배님에게 감사를 드리며 다음기회를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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