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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등반이야기

인수봉(생공사)

한주 정도는 더 지나야 인수 단풍은 절정이지 않을까 했는데 설악에 이어 북한산도 여기저기 울긋불긋 저 마다의 옷을 갈아입느라 바쁘다~ 이쁘고 이쁘고 또 이쁘다~

 

 

단풍이 제철이라 그런지 도선사 주차장 입구에도 수 없이 많은 인파로 바글거린다.

함께 할 일행들을 기다리며 심심해서 멍~~하니~ 하루재로 오르는  분들을 보자니 복작 복작 요란하고 시끄럽고.....ㅎ

저 마다 아름다운 단풍들을 폰에 담느라 바쁘다~

 

 

 

시계가 그리 좋치는 않다.

안개인지.......미세먼지인지 알 수 없는....가스가 ........인수봉 전체를 둘러싸고 신비로움을 내 뿜는다.

 

 

어느님의 블로그에서 퍼온 사진입니다.(생공사+아미동 개념도)

오늘 우리가 가기로 한 루트는 생공사

9년전 쯤 초보 딱지를 덕지덕지 붙이고 다닐 때 후등으로 거의 두레박처럼 끌려 올라간 루트~

2p말바위야 그렇다쳐도 3p 슬랩이 엄청 짰던 기억이 남아있는.......까짓거 줄 내가 안 거는데 뭔 걱정~ㅋ

 

 

단풍이 예술~~~~

 

우리가 좀 늦은 시간에 인수봉에 올라서 인지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클라이머님들이 곳곳에~

 

 

잘라서 정리가 되면 좋을 것 같은 쓰러진 나무......태풍으로 쓰러진 이후 점점 내려 앉아 곧 길을 다 막아버릴 듯하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워킹을 하시는 분들에 비해 클라이머들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암튼 그렇다는~ㅎ

 

 

동면,남면,전면, 상단 루트까지 빈곳이 거의 없다.

 

 

생공사 1P부터 제대로 올라보고 싶었는데 리딩자가 굳이 거길 안가고 싶어하여 인수 전면 좌측 슬랩으로 첫 피치를

시작한다.     어려운건 없으니 그냥 슝슝슝~~~~~~

 

 

갖가지 색색의 옷들로 갈아입은 단풍에 둘러싸인 잠수함 바위가 더 멋지게 보인다.

 

생공사 1p 크럭스 볼트인 듯.......정확하진 않음...(위치상..개념도상)

 

 

저~~~~멀리 오봉도 보이고~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며 뭉게구름을 머리에 이고 우뚝 선 인수봉은 어느곳으로 눈길을 주어도 멋지지 아니한곳이 없다.

그 속에 알록달록 가지각색의 등산복을 갖춰입고 등반중인 우리 클라이머님들까지도~

 

 

다시 함 올라보고 싶었던 생공사2p 말바위앞에 도착하였다.

확보점이 좌측이라 리딩자가 좌측벽으로 올라 언더크렉을 잡고 클립을 하였는데 실제 등반을 해보니 우측 크렉이 

등로가 맞는 듯 하다. 이윤섭씨의 동영상을 다시 봐도 우측이 맞는 걸로~~

뭐 실력이 뛰어나다면 어느 곳을 등로로 잡아도 못오를 곳이 있겠냐마는.....ㅎㅎ

 

 

장비회수와 여러가지 이유로 말구를 자청하였다....그래서 춥고 지루하고 기타등등.....ㅎ

 

개념도상 말바위 확보점은 더 올라가야 맞는 듯한데 후등빌레이도 그렇고 여러가지 여건상 끊어갈 수 있게 

중간에 쌍볼트를 하나 만들어 놓았다. 만약 여기서 끊지않고 진행 한다면 선등자야 그렇다쳐도 이러한 루트의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력등반이 되지않고 완력조차 없어 자일이 늘어져 등반중에 추락이라도 한다면 조금 위험하지 않을 까 한다.

 

 

위 사진 선등자와 빌레이가 서 있는곳이 2p 확보점

확보점에 오르기 전 마지막 한 동작이 조금 까리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2p말바위 3번째 볼트 빼 버렸다더니 진짜 없다.

뺀것인지 탈락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리딩자의 안전도 조금 생각 해 주면 좋겠다는........이유가 있겠지만......그냥....

 

생공사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3p 슬랩이 아닐까 한다(물론 나의 기준이다.)

난이도는 10C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왼손 크렉은 거의 다 뻥이고 바위는 생각보다 더 많이 서 있었다.

말구라 기다리는 동안 몸이 얼어 턱을 딱딱거리다 올랐다해도 당췌 뭘 해 볼 엄두가 나지않는다. 이런 젠장......

장비회수 깔끔하게 한걸로 퉁~~~~~~

 

 

전 피치를 다 끝내려면 아직 두 피치가 더 남았지만 난이도야 그렇다쳐도 도저히 추워서 견딜수가 없어 하강을 하자고

하여 오늘의 등반을 끝낸다. 하의야 없으니 더 입을것도 없지만 상의는 패딩까지 꺼내 입어 5겹이나 되는데도 해가

넘어가니 손,발이 다 얼고 체온도 떨어져 등반의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오지말껄...........후회를......후회를......

난 역시 추위가 젤 무셔........

 

지금 이글을 쓰는 동안 따뜻하니 한주만 더 멀티를 나가볼까 싶다가도 아니...아니...그러지말자....그러기를 반복하고

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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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의 생각.....

 

 약속시간을 지켜야한다는 기본 개념도 없는 이.........

멀티 장비의 중요함을 (이건 장비 준비를 위한 비용지출이 있으므로 어려운 얘기지만...) 망각하고 대충 있는대로 집어넣고 오는건 좀.......특히 자일(무섭다....끊어질까봐..) 이런 이.......

나의 뒤 등반자의 안전도 중요한데 장비걸이에 뒷자일을 묶어 놓은 이......기타등등 나열하면 많치만.....

기본 개념과 기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이는 제발 좀 개념 장착 좀 하고 멀티를 나왔으면 좋겠다..

 

바라보고 있으면 욕지기가 솟아오르고 남의 팀에 대고 뭐라하기도 어려워 참아야 하는게 너무 괴롭다.

등반하다 보면 헬기가 한번도 안뜨는 주말이 없는 듯 하다.

즐기자고 하는 취미인데 등반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무 사고없이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그랬으면 좋겠다...난...